Summer Green
Times NO.009 서울에 가고 싶다 《 Multiverse, Seou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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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09 _ " 서울에 가고 싶다 " - 《 Multiverse, Seoul 》
오늘은 아시아프에서 전시중인 2024년 신작
《 멀티버스, 서울_ Multiverse, Seoul 》과 함께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아래로 내리면 브런치에 연재 중인
여행에세이 "서울에 가고 싶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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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썸머그린 작가입니다. 여행하는 < 판다곰, 팽다 >의 여정을 연작으로 그리며 도시에 얽힌 삶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 펭귄인 줄 알고 사는 판다곰의 삶은 어떨까요?
호주 펭귄마을에서 사는 판다곰 ‘팽다’는 어느날, 마을에 놀러온 여행자 메리와 친구가 되어 자신이 판다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침내 둘은 세계로 멀리 환상적인 모험을 떠납니다.
🧚 삶에 지쳤을 때 의미를 찾아 떠난 멜버른에서 우연히 요정펭귄을 만났습니다.
그 곳의 펭귄들은 매일 아침 6시에 바다로 나가 먹이를 먹고, 오후 8시에 육지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합니다. 작은 몸집에 천적이 많아 삼삼오오 모여 집으로 가는데 그중 한 마리가 계속 넘어지면서도 무리를 따라가는 것을 보고 어디로 가는지 모른채 사회에 이끌려 가는 제 모습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찾아 떠나는 판다곰 ‘팽다’의 여정을 그리며 그림으로 세상에 따뜻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팽다와 함께 서울로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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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여행지를 물으면 늘 서울을 떠올린다. 광화문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림을 그리는 오늘 서울에 가고 싶다. 꿈과 현실이 섞인 서울은 여행지만이 아니었고 감정이 섞여 쉽게 그려지지가 않았다. 몇 년 넘게 살아도 익숙해지지 않던 모든 풍경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스치기만 하던 서울의 조각을 손으로 잡기 위해서는 직접 들어가야 한다. 도시에 얽힌 개인적인 기억을 종이에 쓰고 버렸다. 광화문 광장을 걸으며 계절을 지나쳤고 새로이 도시를 헤매고 있다. 거리가 자아내는 풍경과 수많은 삶의 느낌들이 걷는 내내 나와 동행한다. 삶이 바빠도 가을에는 계절을 느껴야한다는 친구와 함께 단풍이든 거리 틈 사이에 섞였다. 어둠이 깔리자 좁은 골목길에서 통기타 연주가 들리던 가을밤이 지나고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이 되었다. 낮동안 광장을 가득 메우던 사람들의 북적거림이 사라지고 적막한 겨울의 공기가 찾아온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가만히 한 곳에 앉아있다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어떤 곳에 온전히 초점을 맞추면 그 곳의 내면을 보게 되는 느낌이다. 마음 속에 숨어있던 질문이 떠오르고 그 도시와 함께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서울과 나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가며 오늘 나는 새로운 서울을 만난다. 이 도시에는 설명 못할 무언가가 있다. 살아있는 도시의 야망과 거리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열망 그리고 사랑의 반짝임을 그림에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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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테트리스처럼 아파트 조각이 떨어지고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이 공존하는 그림, < 멀티버스, 서울 > 입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다중우주 속 또 다른 서울에서 세종대왕이 되어 하루만 산다면 어떻겠습니까?
농경사회를 대표하던 소는 더 이상 일하지 않고 페이커, 유재석, 아이유와 윷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마트백을 든 율곡 이이는 청계천을 걷고 독립운동가들은 시청 앞에 모여 자유를 찬미하고 사람들은 신사임당의 라이브 드로잉을 봅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사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편집합니다. 자본주의의 선호된 소비재와 유명인물 등 도시의 상징을 작품의 재료로 하며 동시대 사람들의 물결을 드러냅니다.
💚그림을 재미있게 보시려면?
먼저 나와 서울의 관계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이 그림을 보는 여러분은 모두 서울과 자신만의 접점이 하나 이상 있을 것입니다.
광화문, 삼성, 교보문고, 빙그레, 현대자동차, 독립운동가 등
나의 이야기로 읽힐 수 있는 서울을 찾아보세요.
🤍멀티버스 서울(Multiverse Seoul) _종이에 아크릴,에나멜 채색,금박(Acrylic,enamel,gold leaf on Paper) _99x33cm_2024_E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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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오는 11일(일)까지 2024 아시아프 1부 에서 전시 중입니다.
8.3일(토) 아티스트 도슨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더운 여름에도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 2024 ASYAAF 아시아프 ㅣ 아시아 청년 미술축제
📍전시 기간ㅣ2024.07.30 ~ 08.11(1부 전시)
📍전시 장소ㅣ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A동 평면 9. 임그린(썸머그린)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373 / 서울역 15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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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미술축제, 아시아프도 함께♦️💚
ASYAAF 아시아프는?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아시아의 400명의 청년작가들과 100명의 히든 아티스트들의 미술축제입니다.
키아프, 프리즈 서울, 광주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등 대한민국 대표 미술 행사를 엮은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에 2024 아시아프가 함께합니다. 광주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통합 입장권을 가져올 시 현장에서 2천 원을 할인하 이벤트도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국립극단이 이전하며 곧 철거 될 서울역 앞의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이 비어있게 되었습니다. 아시아프는 빨간 건물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예술로 공간을 재생한다'는 지향점을 말합니다.
전시 설치일에는 유인촌 문화부장관님이 응원차 방문하셔서 커피차를 보내주셨습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8.25(일)까지 전시가 이어집니다. 빨간 건물에 들어오시면 청년작가들의 그림 냄새가 진하게 퍼집니다. 커피 한잔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 아시아프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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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썸머그린 작가_ 8월 일정 ]
전시, 《 2024 ASYAAF 아시아프 - 1부 》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2024. 7. 30(화) ~ 8. 11(일)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서울역 15번출구 앞)
전시, 《 VVS museum 일러스트 100인전 》
2024. 8. 08(목) ~ 8. 14(수)
VVS museum(서울특별시 성북구 동소문로 26길 9 / 성신여대입구역 1번 출구 300m)
전시, 《 잠들지 않는 꿈을 꾸는 나에게, 전주시x서노송동-우리예술수장고 기획전 》
2024. 7. 1(월) ~ 9. 30(화)
태리단길 카페(전주시 덕진구 태평동 304)
전시연계 프로그램,
《2024 전주문화재단 전주x멜버른 국제교류 프로그램
'모종의 모임, Seeding Session' 》
8400km 떨어진 전주와 멜버른의 작가가 교류하며 작품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10월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에서 전시 될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 작품 문의: summergreen8@naver.com
💚♦️ 썸머그린 작가 SNS: 인스타그램 @summergreen_n
(검색창에 한글 '썸머그린'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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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가고 싶다"
오늘도 도시의 야망을 꿈꾼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궁금해지는 요즘 어디에 살지를 생각하게 된다.
폴 그레이엄의 '도시와 야망' 에세이를 보면 도시가 주는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도시는 야망에 관한 메시지를 보낸다. 실수처럼 창문 너머로 엿듣게 되는 소리들은 듣고 싶지 않다고 해서 음소거할 수가 없다. 지리적 위치를 논할 때 엿듣는 대화의 수준의 질마저 따지는 저자의 친구 얘기를 들으며 어디에 사는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서울이 주는 야망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나는 의도치 않게 여러 곳으로 이사를 다녔다. 서울에서도 잠실, 논현동, 성북동, 선릉, 노량진, 당산 등에서 지내며 거리에서 들리는 다양한 메시지를 들었다. 서울의 거리에서 같은 공간을 채운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메시지들이 들렸고 생각을 나누고 싶어 졌다. 지금 하려는 얘기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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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선릉에서 지낼 때 퇴근하고 걸어 나오면 노을이 지고 거리를 따라 국기가 쭉 늘어진 테헤란로에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그리고 밀리는 차들의 경적 소리가 들렸다. 모두 바쁘게 자기 할 일을 하며 굴러가는 사회의 부품 같았다. 잘 차려입은 양복쟁이와 반바지를 입은 스타트업 직장인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전동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 그리고 쉴 새 없이 배달을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녁을 먹으러 갈 때면 회식 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고 토요일 낮에도 대치동 학원가에서 나온 학생들과 학원 앞에 차를 댄 채 마중 나온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저녁을 먹으러 갈 때면 회식 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고 토요일 낮에도 대치동 학원가에서 나온 학생들과 학원 앞에 차를 댄 채 마중 나온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도로 안쪽으로는 치안 좋은 높은 아파트에서 나와 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점이 늘어져 있었고 조금만 걸으면 코엑스도 갈 수 있었다. 그곳에선 모두가 바쁘고 활동적이었다. 여가 시간에도 인맥을 쌓고 운동을 하고 매일을 열심히 움직인다. 밤에도 환한 테헤란로의 문명의 빛은 눈부시게 반짝거렸고 지금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라는 거리의 소리가 들렸다. 자고 나면 위대해질 거라는 달콤한 야망과 오늘보다 더 발전한 내일을 살 거라는 현실적인 꿈의 속삭임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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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홍대 거리를 걸을 땐 시끄러운 젊은 이들의 대화 소리와 버스킹 하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홍대역 9번 출구를 처음 나왔을 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지하철을 올라가며 걱정이 됐다. 언제나 축제처럼 금요일 밤이면 북적였고 클럽 앞으로 젊은이들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젊음을 느끼며 당신은 더 힙해야 하고 자유로워한다는 외침이 들렸다. 내가 가진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은 틀에 벗어난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도 좋다는 메시지를 받으니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열정이 꿈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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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논현동 사진작가들이 많이 산다는 조용한 동네에서 꽤 지냈다. 큰 길에는 회사 건물뿐이라 주말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창문을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혼자 그림 그릴 때면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귀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사람이 없는 동네지만 새벽에 나갈 때면 언제든 나보다 일찍 나온 사람들이 신기했다. 새벽 네다섯 시에도 언제나 먼저 걸어가는 직장인들을 볼 수 있었고 높은 건물의 불빛은 꺼질 줄 몰랐다. 해가 지면 유흥업소에 줄 서 있는 고급 차들과 수시로 순찰하는 경찰차를 볼 수 있었다. 동네 길가에는 촬영이 잦았고 이따금 가게에서 연예인을 마주쳤다. 거리엔 사람보다 차가 많았고 골목길을 지나치는 외제차 말고는 누구와도 부딪힐 일이 없었다. 역까지 거리도 멀고 한 개뿐인 동네 마트에 가도 싱싱한 물건들이 별로 없어 차가 없으면 친절하지 못한 주거지였다.
그곳에 있는 장점은 온전히 주말의 고요함뿐이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섞일 수 없는 기름과 물처럼 서로의 생태계에 관여하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주말이면 한산한 집 주변을 걸으며 천천히 거리를 둘러보았다. 울타리 높은 단독주택들과 작은 디자인 회사들이 있었고 여러 개의 작은 미용실 너머로 대로에 있는 높은 회사 빌딩이 있었고 건물 사이의 빈틈으로 유흥업소가 보였다. 사람 냄새나지 않는 이곳에선 낮에 혼자 숨어도 누구도 찾지 않을 거라는 공허함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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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노량진, 당산, 성북동 ..중략....
거리는 달라도 서울에는 꿈과 야망이 가득했다. 서울에선 어디를 가도
당신은 더 원해야 한다는 커다란 외침이 들렸다.
작가 폴은 단점을 감수하더라도 어떤 지역을 선택하고 살게 되는 사람들은 비슷한 야망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내가 가진 야망과 거리의 야망이 일맥상통할 수 없다면 무의식적으로 하던 일의 의욕이 꺾일 수도 있다고 주의를 준다.
모든 도시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는 거리를 걸을 때마다 다양하고 많은 야망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느끼지만 내가 살던 지방의 도시는 그렇지 못했다. 인구가 몇십만 이상이고 도시에 속한다고 해서 모든 도시가 야망을 가지진 못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꿈을 좇아 쳇바퀴에 굴러가다가도 고향으로 돌아와 푹 자고 일어나면 그 편안함을 못 이겨내고 그동안 일구어낸 목표와 열정을 잊어버리곤 한다. 그저 당신은 안전하고 안정적이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적한 이 곳에선 야망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서울은 기회의 땅이라는 뻔한 이야기를 듣고 문명의 빛을 따라 무작정 상경했고 한때는 서울 사람들과의 경쟁은 출발선이 다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곳엔 수많은 회사들, 학교, 문화시설, 고층 빌딩, 대형 서점 등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들이 모인 좋은 인프라가 있었다. 만들고 싶은 것이 생기면 언제든 재료를 구해 만들 수 있고, 발 닿는 거리마다 채용 공고를 올리는 회사가 넘쳐 난다. 서울에는 딱 한 가지 가족들 빼고 온갖 좋은 것들이 넘쳐났다. 여전히 자극이 필요할 때면 테헤란로가 떠오른다. 오늘도 나는 큰 꿈을 열망하고, 이루지 못한 일들에 잠에 못들게 갈망하며 내일을 기대한다. 길게 늘어진 높은 건물들 아래에서 야망이 가득한 눈으로 반짝이는 사람들을 마주치고 싶다.
여행을 다니며 어디에서 살지를 생각하고 내가 원하던 풍경을 그려본다. 어떠한 환경에서 인생을 보낼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 함께 살 사람, 환경에 따른 일의 생산성과 실질적 효과를 생각해본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며 정말로 어떤 삶을 꿈꾸는지 알고 싶다.
이번 뉴스레터에는 서울에 관한 그림과 글을 적었습니다. 글이 길어서 에세이를 중략하고 보내드립니다. '서울에 가고 싶다' 에세이가 더 궁금하시면 썸머그린 작가의 브런치를 방문해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량한 여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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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작가의 여행책 출판
“반드시 행복은 오고야 말꺼야”
썸머그린 작가의 여행 그림 속 주인공인
여행자, 메리의 이야기입니다.
도시별 일러스트가 수록되어있습니다.
메리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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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그린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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